한국 대중가요

단상 2015. 7. 26. 17:36

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꾸준히 한국 아이돌 대중음악을 매우 싫어해왔다. 도대체 음악에 왜 몸매와 얼굴이 필요한지 납득하지 못했고, 립싱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시에는 춤도 필요없다고 생각했고, 극단적으로는 자신이 작곡/작사하지 않는 곡을 프로가 자신의 앨범에 넣고 자신의 곡인마냥 부른다는 것 자체에 큰 거부감이 있었다. 당시부터 나는 꾸준히 밴드음악을 선호했기 때문에, 노래는 자신의 삶과 노력이 담긴 자신의 곡으로부터 나와야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여러 이유로 타협하여 어느 정도 접었지만, 여전히 나는 한국의 아이돌 문화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tv에 자주 나오는 코드 몇 개를 계속 돌려쓴다는 느낌밖에 못받겠고, 보컬들도 눈
감고 들으면 큰 특성 없이 다 한곳에서 왔다는 느낌이다. 노래시장 역시 자본주의를 벗어날 수 없다지만, 한국은 너무 심하다.

의미 없는 가사에 뻔한 멜로디, 기대되지 않는 노래, 양판소에서 찍어낸듯한 개성 없는 목소리. 길어도 3년 뒤에는 사라질 노래들. 딱 봐도 작곡가나 가수나 노래를 연구한다는 게 하나도 느껴지지 않음. 솔직히 가수들은 자신이 부르는 노래가 이론적으로 어떤 화성으로 구성되는지 알고 있는지나 알지 궁금하다.
초3때부터 22살 지금까지 스스로 노력하여 작곡/작사하고 하루종일 음악연구하고 소리분석을 하는 음악가들만 들어온 나에게는 이런 문화는 정말 어렵다. 도대체 왜 노래에 자극적인 말들과 장면들이 있어야 하는지 이해불가다.

솔직히 나는 그런 음악들이 최고다하며 듣느니 귀를 잘라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런 음악들을 싫어한다.

음악은 취향이고 서로 우위는 없다고 다들 말하지만 나는 거기에는 동의 못한다. 음악에는 분명 싸구려가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한곡을 위해서 수백번 녹음하고 락에 오페라를 도입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와 국내 양판소 싸구려 대중음악들의 수준이 같다고 하겠는가.

한국의 이런 흐름은 음악의 이론과 곡 전체의 짜임새를 무시하고 돈만 보는 소속사의 문제도 크지만, 그보다 문제는 막귀인 한국대중들이다.

솔직히 음악성을 보고 노래를 듣는 사람이 많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냥 "오 예쁘네. 노래도 그렇게 나쁘지 않으니 들어볼까?"하는 식이다. 노래를 노래로 만드는 요소가 아닌 쓸모없는 요소들이 장사에 끼어드는 이유는 대중들이 그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대중들이 음악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그런 대중들 때문에 한국에는 비틀즈가 없고(있었고, 있을 뻔했지만 박정희 군부독재^^와 한국인의 엄청난 막귀에 의해 실패),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한국에는 정말로 음악을 음악답게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99.9%는 대중 때문에 세션맨이나 하다가 굶어 죽는다. 자신의 막귀를 모르고 노력하는 음악가들에 대해 "이게 뭐야ㅡㅡ"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한국이 음악에서는 일본의 발톱만큼이라도 닮았으면 한다. 일본에는 개성있는 가수들도 많고, 음악구성도 매우 다양하다. 실험적인 노래도 많고, 한국에는 씨알도 안 먹히는 밴드음악도 선호된다. 얼마나 일본이 노래구성에 신경쓰냐면, 전문가수가 아닌 성우들 노래도 짜임새가 있다. 일본음악을 보면 왜 헬조선 헬조선하는지 알겠다.



※ 글 읽고 불쾌감을 느끼신 한국대중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버스타고 가는데 티비에서 팬티가 보일듯 말듯 치마나 보여주고 유혹이나 하고, 부비부비하면서 이게 노래라고 하는 걸 보니 음악에 대해 모독하는 것이 느껴져서 화가 나 조금 격하게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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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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