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유교

단상 2015. 7. 16. 12:30

공자는 그의 애제자인 안회가 사후세계에 대해 물었을 때, "현실세계도 다 모르는데, 내 어찌 사후세계를 알겠는가"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서양과 다르게 전통유교에서는 이론적으로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물론 시간이 지나며 도교 등의 민간신앙과 결합하여 상당히 분리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지만). 그래서 "신이 벌하실 거시다!"같은 말보다는 "조상께 부끄럽지 않느냐" "역사가 두렵지 않느냐" "후인들에게 좋은 예는 남기지 못할망정!" 등의 발언이 자주 사용되었다. 서양에서 사람들의 행위를 통제하기 위해 신을 불러왔다면, 유교권에서는 주로 역사를 언급했다(물론 天같은 개념도 사용되지만). 도덕을 언급할 때도 성경이나 신으로부터 연역하지 않고 아닌 인간본유의 도덕'감정'에서 "아이를 보면 돕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맹자)", "본인만이 즐기는 것보다는 백성모두가 즐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맹자)" 같은 발언을 했다. 도덕을 물리법칙과 연관지어 일상생활을 통제했던 것도 주목할만하다.

공자의 발언에 주목해본다면, 위와 같은 측면들은 헤브라이즘에 대비되는 유교만의 현실주의적인 모습이 아닌가싶다. 기독교인들은 무신론자들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니까 대개 "신이 없다면..." 식의 논리를 피기 쉬운데, 유교는 신이 없어도 도덕이 어떻게 인간에게 내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실례가 아닌가싶다.

유교/유학은 기독교나 여타 서양철학과 사상에 비교해서 역사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괜찮은데, 일제가 심어놓은 '조선미개인들!'같은 사고나 양키놈들 문화숭배 때문에 전공자도 없고 많이 안 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게 아쉽다. 자국문화 배척하고 외국문화 숭배하는 건 조선고유의 혈통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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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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