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학쪽으로는 상대주의(고르기아스의 삼대 난제를 인정함. 이에 대한 해석은 섹스투스 엠피리쿠스를 따름)와 회의주의 노선을 근본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에 따라, 내 의견이 타인에게 절대적인 것이라고 여기지는 않고, 다만 개인들 자신에게 맞는 삶과 철학을 개개인들이 골라야 한다고 보는 편이다.
본 입장에 따라 나는 '절대성'이란 보편타당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절대성'만이 성립된다고 보고, 개인이 선택한 이론과 삶의 방식은 개개인에게 고유하므로 기본적으로 타인에 의해 비평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이런 상대성은 곧 도덕문제를 불러오는데, 나는 그것들이 모두 폭력과 환상이라고 여김).
위가 근간이 되는 입장이지만, 현실을 살아야하는 사 람으로서, 나는 플라톤의 실천철학이나 해석학 쪽, 프래그머티즘 을 생각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사상사 쪽으로는 정도전, 묵자, 루소나 맑스주의에서 생각을 많이 받았다. 특히 알튀세르의 '호명테제(프랑스 68혁명이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그의 답변)'와 그의 이데올로기 개념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내가 도덕이나 기독교를 해석하는 방식이 그런 이유가 하이데거와 이쪽 영향 때문이다). 내가 사회나 정치를 대하는 방식이 상당히 비일반적이고, 비상식적이고, 심각하게 급진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미친.. 인간도 아닌 놈!!"하는 소리들을까봐 이쪽 주제로 누구랑 대화도 안 했고 글도 쓰지 않았지만, 언젠가 쓸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ㅡ사실 유물론이 보여줄 수 있는 극악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하다ㅡ.

학교에서는 본교 강성훈, 김창래 교수님 수업과 논문에서 많은 생각의 전환이 있었다. 두 분 수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강성훈 교수님은 루소 전공자이시고 유물론자에 맑스주의자, 김창래 교수님은 플라톤/칸트주의자에 해석학(가다머) 전공자이시라 두 분 성향이 완전 반대라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사실 두 분이 내 사유의 근간이 되는 학자들이시라, 기본적인 사유 맥락은 두 분과 함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근본은 상대주의라 유물론자도 아니고, 플라톤주의자도 아니지만, 이쪽 사고가 계속 튀어나오는 것을 적잖게 발견하곤 한다.

내 사유의 흐름이 어떻게 왔는가를 알고 싶다면(그런 분이 있을까요ㅋㅋ) 두 분의 논문 전체를 강력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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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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