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은 언어그림이론을 진리함수론으로 설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것에 대해서 다루고자 합니다.

 

 

언어그림이론 : 명제

 

 저번 글에서 비트겐슈타인이 언어를 이름, 요소명제, (복합)명제로 분석했다는 것을 말했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이제 (복합)명제를 좀더 세부적으로 분석합니다(이제부터는 편의를 위해 (복합)명제에서 (복합)을 생략하고 명제만 쓰겠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명제를 '분석명제'와 '종합명제'로 분류합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분석명제란 '논리적 수단과 절차에 의해 진리치(참/거짓)가 결정되는 명제'이고, 종합명제란 '분석명제가 아닌 명제'입니다. 즉, 종합명제란 논리적 수단과 절차에 의해 참/거짓이 결정되지 않고 명제를 이루는 요소명제들의 참/거짓에 의해서 명제의 진리치가 다르게 결정되는 명제를 이릅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비트겐슈타인은 '진리표(truth table)'을 창안합니다.

 

 

언어그림이론 : 진리표(truth table)

 

 

사용되는 명제변항(proposition variable)들은 각각 요소명제들로 간주합니다. 즉, p와 q는 요소명제로 간주합니다.

 

 

 p

 T

 F

<진리표1>

 

비트겐슈타인은 위와 같이 요소명제는 반드시 참이거나 거짓이라고 합니다.

 

 

 

 p 

 q

 T

 T

 F

 T

 T

 F

 F

 F

<진리표2>

 

 저번 글에서 설명한 대로 요소명제끼리는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각각의 진리치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p와 q의 진리치 나열들은 <진리표2>와 같습니다.

 

요소명제들로 만들 수 있는 결합사의 종류는 5가지 입니다.

 

~  : not

.   : and

∨ : or

⊃ : if … then …

≡ : material implication( ex)   [p⊃q].[q⊃p] )

 

예를 들어서 봅시다.

 

 

 

 p 

 q

 p.q

 T

 T

 T

 F

 T

 F

 T

 F

 F

 F

 F

 F

<진리표3>

 

각각의 요소명제는 서로 독립적이고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진리치가 중복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p.q는 p and q입니다. 즉, 요소명제 p와 q가 모두 참일 때 p.q는 참이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 거짓이 됩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위의 진리표를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표기합니다.

 

(TFFF)(p,q)   (p,q)앞의 진리치는 요소명제 p와 q에 만들어진 결과 즉, p.q의 진리치를 순서대로 표기한 것입니다.

 

 

 

 q

 p⊃q

 T

 T

 T

 F

 T

 T

 T

 F

 F

 F

 F

 T

<진리표4>

 

p⊃q는 if p then q의 의미를 지닙니다. p이면 q이다는 의미입니다. 요소명제 p와 q로 만들어진 p⊃q의 진리치는 예전에 논리학 카테고리에서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http://imnt.tistory.com/92  명제논리의 기초(2)- 진리표 참조)

 

p.q와 마찬가지로 위의 진리표는 (TTFT)(p,q)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요소명제가 두 개일 때 생성될 수 있는 16가지 진리표를 제시합니다. 16가지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TTTT)(p,q) Tautology : (if p then p, and if q then q) [p⊃p].[q⊃q]

2. (TFFF)(p,q) in words : (not both p and q)   [~(p.q)]

3. (TFTT)(p,q) in words : (if q then p)   [q⊃p]

4. (TTFT)(p,q) in words : (if p then q)   [p⊃q]

5. (TTTF)(p,q) in words : (p or q)   [p∨q]

6. (FFTT)(p,q) in words : (not q)   [~q]

7. (FTFT)(p,q) in words : (not p)   [~p] 

8. (FTTF)(p,q) in words : (p or q, but not both)   [p.~q : ∨ : q.~p]

9. (TFFT)(p,q) in words : (if p then q, and if q then p)   [p≡q]

10. (TFTF)(p,q) in words : p

11. (TTFF)(p,q) in words : q

12. (FFFT)(p,q) in words : (neither p nor q) [~p.~q] or [p/q]

13. (FFTF)(p,q) in words : (p and not q)   [p.~q]

14. (FTFF)(p,q) in words : (q and not p)   [q.~p]

15. (TFFF)(p,q) in words : (p and q)   [p.q]

16. (FFFF)(p,q) Contradiction : (p and not p, and q and not q) [p.~p.q.~q]

 

 

요소명제 p와 q로 만들어질 수 있는 복합명제의 진리치는 위와 같이 16개가 됩니다.

F가 0개인 경우 : 1개

F가 1개인 경우 : 4개

F가 2개인 경우 : 6개

F가 3개인 경우 : 4개

F가 4개인 경우 : 1개

 

조합을 조금 아신다면 (xyzw)(p,q)에서 x,y,z,w가 각각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T와 F로 두 개이니 가능한 경우의 수는 2 x 2 x 2 x 2 =2^4 = 16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그림이론 : 분석명제

 

 위의 16가지 경우의 수를 좀더 상세히 살펴봅시다.

 

 1번에 해당하는 (TTTT)(p,q)의 경우 이름이 항진명제(tautology)로 붙여져 있습니다. tautology란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가능한 모든 경우에서 참인 경우를 이릅니다. 즉, 복합명제를 이루는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항상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참인 경우를 tautology라고 합니다.

 

1의 경우인 [p⊃p].[q⊃q]의 경우를 진리표로 만들어 봅시다.

 

 

 p 

 q

 p⊃p

 q⊃q 

 [p⊃p].[q⊃q]

 T

 T

 T

 T

 T

 F

 T

 T

 T

 T

 T

 F

 T

 T

 T

 T

 T

 T

 T

 T

<진리표5>

 

진리표3와 진리표4를 참조해서 [p⊃p].[q⊃q]의 진리표를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p⊃p].[q⊃q]의 진리치를 보면 요소명제 p와 q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항상 참임을 알 수 있습니다(물론 p⊃p와 q⊃q도 각각 tautology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항상 거짓일 때가 있습니다. 바로 16. (FFFF)(p,q)이죠.

(FFFF)(p,q)에는 항위명제(contradiction)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복합명제를 이루는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항상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F일 때 그 명제를 contradiction이라고 부릅니다. 역시 예로 확인해 봅시다. 

 

 

 

 

 p

 q

 p.~p

 q.~q

 [p.~p].[q.~q]

 T

 T

 F

 F

 F

 F

 T

 F

 F

 F

 T

 F

 F

 F

 F

 F

 F

 F

 F

 F

<진리표6>

 

<진리표3>과 ~의 진리표를 사용하시면 <진리표6>을 그릴 수 있습니다. 각각 p.~p와 q.~q가 항상 F의 값을 가지기 때문에 전체 복합명제인 [p.~p].[q.~q]도 항상 진리치를 F로 같습니다. <진리표6>을 살펴보시면 p와 q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복합명제 [p.~p].[q.~q]는 항상 F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p.~p].[q.~q]는 항위명제(contradiction)입니다. 물론 p.~p와 q.~q도 contradiction입니다. 기호로는 각각 (FF)(p) (FF)(q)로 나타낼 수 있겠죠.

 

 

정리하자면 1번과 16번은 각각 tautology, contradiction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tautology와 contradiction을 분석명제로 분류합니다.

 

요소명제든 복합명제든 가질 수 있는 진리치는 항상 T이거나 F인데, 논리적 결합사(~ . ∨ ⊃≡) 즉, 논리적 절차에 의해서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결정되는 경우를 '분석명제'라고 앞서서 정의했었습니다. tautology와 contradiction은 논리적 절차에 의해서 진리치가 기계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즉, 두 경우 모두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요소명제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항상 T이거나 항상 F였죠.

 

종합명제는 어떨까요?

 

 

언어그림이론 : 종합명제

 

 

종합명제는 분석명제가 아닌 명제 즉, 명제의 진리치가 논리적 절차에 의해서 항상 참이거나 거짓이 아니고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에 의해서 명제의 진리치가 달라지는 명제를 뜻합니다.

 

위에 서술한 16가지 진리표에서 종합명제는 분석명제 1번과 16번을 제외한 나머지 즉, 2~15의 경우를 모두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서 봅시다.

 

2번 (TTTF)(p,q)를 진리표로 작성해 봅시다.

 

 

 q

 p.q

 ~(p.q)

 T

 T

 T

 F

 F

 T

 F

 T

 T

 F

 F

 T

 F

 F

 F

 T

<진리표7>

 

<진리표3>과 ~의 진리표를 살펴보시면, <진리표7>을 위와 같이 만들 수 있습니다. ~(p.q)의 진리치는 항상 참이거나 항상 거짓이 아닙니다. 즉, 요소명제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복합명제의 진리치가 결정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분석명제가 아니고 종합명제이겠죠.

 

<진리표7>을 살펴보시면 ~(p.q)의 진리치가 요소명제와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에 의해서 ~(p.q)의 진리치가 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p.q)의 진리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p와 q의 진리치를 직접 조사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2~15번은 모두 진리치가 요소명제에 독립적이지 않고, 요소명제들에 의해서 진리치가 다르게 결정됩니다. 정의에 의하면 2~15는 모두 종합명제인 것이죠.

 

 

언어그림이론 : 진리함수론(truth-function)

 

 지금까지 살펴본 진리표들을 보면 각각의 요소명제 p와 q와 논리적 결합사에 의해서 명제들의 진리치가 종속적으로 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명제의 진리치는 명제가 분석명제이든 종합명제이든 그것을 이루는 요소명제들과 논리적 결합사에 의해서 기계적으로 정해집니다. 다시 말해서, 명제를 이루는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와 명제에 사용된 결합사를 알기만 한다면 기계적으로/종속적으로/함수적으로 명제의 진리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가령, 명제 p⊃q의 진리치는 요소명제 p와 q가 각각 어떤 진리치를 가지느냐, 논리적 결합사 ⊃가 어떤 의미냐에 따라서 따라 p⊃q진리치가 종속적으로 결정됩니다.

 

이런 식으로 분석명제(tautology, contradiction)와 종합명제는 모두 요소명제들의 '진리함수'가 된다는 것이 진리함수론의 요지입니다. 즉, 명제는 요소명제들의 진리함수입니다.

 

이는 수학에서의 함수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f라는 함수의 값이 f(x,y,z,w)라고 한다면 치역에 속하는 f의 값은 정의역(x,y,z,w의 값)에 의해서 자동적으로/기계적으로 결정됩니다.

 

가령 f(x,y) = x^2+y^2+1 (x,y∈R) 이라는 함수가 있다고 합시다. 이 함수는 정의역의 요소인 x와 y의 값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결정됩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진리함수도 그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각각의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에 의해서 함수처럼 명제의 진리치가 결정되기 떄문이죠.

 

 

 

언어그림이론 : 진리함수론, 어떤 학문과 관련있는가

 

진리함수론에서는 명제를 분석명제와 종합명제로 나누었습니다. 분석명제는 논리적 진리들만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학문은 '수학/논리학'입니다. 수학과 논리학의 명제는 종합명제와 같이 부분적으로 참이거나 부분적으로 거짓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수학과 논리학의 명제는 항상 참이거나 항상 거짓이 되죠.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며 이는 분석명제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종합명제는 과학에 해당합니다. 수학과 논리학이 논리적 진리만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과학은 항상 참이거나 항상 거짓은 아닌 즉, 경험적인 요소로 결정되는 명제의 진리치를 탐구합니다. 과학적인 명제의 진리치를 알기 위해서는 세계에 직접 나가서 요소명제들의 진리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원숭이는 포유류다'는 명제가 있다고 합시다. 이 명제의 진리치는 어떤 논리적인 수단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종합명제이고, 종합명제의 진리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숭이는 포유류다'는 명제의 요소명제를 파악해서 직접 위의 명제의 진리치를 확인을 해야 합니다. 위의 요소명제의 진리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대상을 '관찰'해야 합니다. 이에 해당하는 학문이 바로 '과학'이죠.

 

 

 

이번 글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명제는 분석명제와 종합명제로 나뉜다.

2. 분석명제는 요소명제의 진리치에 상관없이 논리적 절차에 의해 명제의 진리값이 하나로 고정된다.

3. 분석명제는 tautology이거나 contradiction이다

4. 종합명제는 분석명제가 아닌 명제로, 요소명제의 진리치들에 의해서 명제의 진리값이 달라지는 명제다

3. 진리함수론이란 명제의 진리치는 명제의 구성요소인 요소명제들의 진리치와 논리적 결합사에 의해서 함수적으로/기계적으로/종속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4. 분석명제는 수학/논리학, 종합명제는 과학의 영역에 해당한다.

 

 

사실 이번 글에서 진리함수론과 언어그림이론의 관계나 진리함수론의 영향을 다루려고 했었는데, 다음에 포스트될 내용을 전제하지 않으면 어렵겠더라구요;;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모사설(copy theory)에 나타난 요소명제와 명제들을 비트겐슈타인이 진리함수적으로 어떻게 설명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좀더 자세한 논의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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