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철학에서 논리적 귀결에 관한 문제는 어떤 문장들이 어떤 문장을 함축한다, 어떤 문장들의 귀결이 어떠한 문장이다는 말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과 관련되어있습니다.

어떤 문장(들) A가 B를 함축한다 혹은 B는 A의 귀결이라는 말은 우선 AㅑB로 줄여쓰기로 합시다.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생각은 AㅑB의 의미는 A가 참인 모든 경우에서 B가 참이라는 말입니다. 좀더 명확히 말하자면, 논리적으로 가능한 모든 경우에서 A가 참인 경우 B가 참이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때 '모든 논리적으로 가능한 상황(논리적 양상)'이 무엇인지를 논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첫째로 사례대입(substitution of instances)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점은 논리적 귀결의 문제는 논리적 형식의 문제라는 겁니다. 가령 '나는 2018.6.24일 아침밥을 먹으면 당일에 학교를 갈 것이다'는 문장과 '나는 2018.6.24일 아침밥을 먹었다'는 문장은 '나는 그날 학교를 갔다'는 문장을 함축합니다. 이때 귀결관계는 A와 A->B로부터 B가 귀결되는 논리적 형식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문장이 어떤 문장을 (필연적으로) 함축한다는 것은 대개 이런 형식의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귀결관계 혹은 함축관계의 문제는 논리적 형식의 문제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때 논리적 양상의 문제는 사례대입(substitution of instances)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AㅑB는 A와 B에 대한 모든 대입사례에서 A가 참이면서 B가 거짓인 경우는 없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제한적으로 이때 A와 B가 속하는 언어가 산출할 수 있는 문장들의 집합은 무한집합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언어가 n개의 문장만을 가진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임의의 문장 A1...An+1에 대해서 A1&...Anㅑ A1&...An&An+1가 성립합니다. 이런 기호가 보기 힘드신 사람들은

A1&...An
-------------
 A1&...An&An+1      라고 쓰셔도 상관없습니다.

 위 논증은 일반적으로 타당하다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소가 n개밖에 없기 때문에 위의 언어에서는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런 이해에서 언어가 만드는 문장들의 집합의 크기는 항상 무한해야 합니다. 이런 방식의 이해를 대입적 분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볼자노(해석학자로 유명한 bolzano맞습니다)의 이론이고, 이에 밀접히 연관된 타르스키의 해석적 분석(interpretational analysis)도 있습니다.

 타르스키는 우선 AㅑB를 어떤 A와 B의 비논리상항의 대입사례 중에 A가 참이면서 B가 거짓인 사례가 없는 경우(혹은 A와 B에 나타난 모든 비논리상항의 대입사례에서 A가 참인 경우 B도 참일때)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이는 n이 2이상인 경우 'n개의 대상이 존재한다'는 명제가 논리적으로 참임을 정당화하게 됩니다(볼자노는 이. 이는 물리적인 참인 명제일수는 있어도 상상하기는 어렵죠. 가령 유일신만 존재하고 어떤 창조물도 존재하지 않는 어떤 가능세계를 생각해볼 수 있을겁니다.

 논증은 간단합니다. 우선 어떤 명제가 논리적 진리라는 말은 그 명제가 임의의 명제들의 집합의 귀결이라고 정의합시다. 아니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어떤 명제 A가 있다고 하면 ~(Aㅑxy xy) 입니다. 즉, 어떤 비논리상항의 대입사례가 존재해서 A의 대입사례가 참이면서 뒤의 문장이 거짓인 사례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xy xy에는 어떤 비논리상항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논리상항의 대입사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모순이므로 '2개의 대상이 존재한다'는 명제는 논리적으로 참입니다. 이는 2를 넘는 모든 자연수에 대해 성립합니다.

 타르스키는 이런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모형이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모형은 <D,I> 논의의 영역인 D(domain)와 해석 I(interpretation)으로 구성되어있으며, D는 공집합이 아닌 임의의 집합으로 규정됩니다. 주어진 모형 M(model)에서 I는 주어진 비논리상항들에 D에 속하는 원소를 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AㅑB는 A를 참으로 만드는 모든 모형에서 B 역시 참이라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사례대입의 관점에서 보자면 I는 비논리상항에 D에 있는 원소를 대응시키는 일종의 사례를 구성시키는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x(MxLx)
Ma
--------------------
La
 는 어떤 모형 M이 와도 즉, a에다가 어떤 해석을 부여하든 타당한 형식입니다. 그에 반해

x(MxLx)
La
--------------------
Ma
는 거짓인 모형이 존재합니다. 가령 Mx는 4의 배수이다 Lx는 2의 배수이다로 정의하고 a를 6으로 하면 이는 전제의 두 문장이 결론을 함축하지 않습니다.

xy xy도 이제 논리적 진리가 아닙니다. I가 무엇이든지 D={0}으로 놓으면 D의 원소는 하나밖에 없으므로 이 모형에서는 거짓이 됩니다.

 타르스키의 이해에서 흥미로운 것은 D가 공집합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x(x=x)는 논리적 진리라는 점입니다. 어떤 A가 오더라도 Aㅑx(x=x)입니다. 왜냐면 A가 참인 어떤 모형에서도 그 모형은 공집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원소가 존재하므로 x(x=x)가 성립합니다. 즉, 타르스키의 논리적 귀결의 분석에서는 '어떤 대상이 존재한다'는 논리적 진리라는 것이죠.

*논리적 상항은 ~, &, ∨, →, ∀, ∃, = 이런 것들과 변항들(x,y,z...)을 지시합니다. logical constant라는 말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제중립적으로 사용되는 말을 뜻합니다. ~A는 어떤 상황에서도 의미가 고정되어있죠. 변항들은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지니지 않지만 어떤 지시체를 대입할 수 있는 기호(가령 x는 사람이다)혹은 논의의 영역의 어떤 원소나 모든 원소를 지칭하게 해주는 기호(모든 x는 ---이다, 어떤 x는 ---이다)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a,b,c,d... 같이 D에 의존적으로 의미를 다르게 부여해줄 수 있는 constant들(individual constant라고 부름)이나 f,g 등의 함수기호들, P Q R 등의 술어기호들은 비논리상항이라고 부릅니다.

*타르스키가 D를 공집합이 아닌 경우로 제한한 것은 기술적인 이유입니다. 여러 사례가 존재하는데 가령 prenex normal form이라는 게 있는데 어떤 일차논리의 문장이든 양화사를 맨 앞에 나두고 양화사가 없는 문장을 양화사 뒤에 배치시키게한 어떤 문장으로 논리적 동치가 되게끔 만들 수 있다는 게 있습니다. D가 공집합일 경우 이 형식이 성립하지 않아서 nice하지 않게 이해되지 않죠. 이에 대해서는 https://math.stackexchange.com/questions/45198/whats-the-deal-with-empty-models-in-first-order-logic  를 참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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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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