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기독교 신앙

기독교 2014. 3. 22. 00:29

 

내가 블로그에 기독교 신앙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것에 내가 기독교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가.

 

내가 블로그에 기독교 신앙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것에 내가 기독교에 대해 악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가.

 

 

카테고리 그 자체는 카테고리의 이름만을 말해줄 뿐이다. 기독교 신앙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나는 기독교 신앙과 전혀 관련없는 것들을 다루어도 문제가 없다. 카테고리의 이름은 그냥 이름만을 나타낼 뿐, 그 안의 내용들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런 여러 불확정적인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다룰 셈이다.

 

기독교가 아니라 기독교 신앙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기독교인들이 자주 쓰는 '신앙'이라는 단어가 좀더 나의 관심과 영역에 맞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

 

난 교회에 출석한다. 그 횟수는 일정하지 않지만, 나는 일요일에 적어도 교회라는 단어를 결코 연상하지 않는 날이 없다.

 

나는 기독교 동아리의 모임에 정기적으로 출석한다(애석하게도 나는 교회보다는 동아리의 모임에 더 자주 나간다).

 

내가 교회를 다닌다는 것, 기독교 동아리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으로부터 나는 기독교인임이 증명되는가?

 

이는 여전히 불확정요소이며, 나의 소속으로부터 나를 기독교인으로 단정지으려는 시도는 습관적인 연상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교회도 나가고, 기독교 동아리도 하지만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 집단에 앞으로 장기간 존속하는 것에 부담이 없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명, 행위 그 자체로 본다면 나는 기독교인이 맞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기도도 하고ㅡ물론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서 하지는 않고, 모임에서 해야 할 때에 한다ㅡ, 교회도 나가고, 심지어 현재 나와 교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나는 내 많은 지인들이 말하는 '하나님', 더 엄밀하게는 기독교적 인격신을 믿지 않는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에 내가 무신론자라는 것은 포함되지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것이 '무신론자'와 동치관계인 줄 안다. 학문을 하고자 하는 이로써, 이는 전혀 동치관계가 될 수 없으며, 일상언어의 오류이자 인간인식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특정한 철학도로써 나는 '신'존재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이데거의 용어로는 '존재'이겠으며, 종교의 입장에서는 '신'이겠으며, 과학적 논쟁의 용어로는 'creator'라고 하겠다.

 

최소한 나는 세상을 창조한 신을 상정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신존재가 논리적 진리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신존재는 지금의 내 인식에 있어서 '언어'의 틀로써ㅡ다시 말해 사유로써ㅡ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어떠한 개념이다.

 

왜 내가 신을 세상에서 상정하고 있는지는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여튼 이는 이 글의 주제에 있어서 부수적인 문제이고, 내가 기독교적 인격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에 내가 무신론자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나는 신존재에 대해서 부담을 가지지 않는 존재자이지만, 단지 그 신이 어떠한 성격을 지니는 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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