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기독교 2014. 3. 22. 17:33

 

나는 같이 기도할 때나 찬양을 할 때, 주위의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몰입하는 것을 오감으로 느낀다.

 

항상 생각하지만, 이들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도 한 때 그랬던 적이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여러 일들로 한발자국 떨어져 있는 나는 그들이 의아하다.

 

기도란 뭘까. 아직 기독교 신앙이 없는 나에게는ㅡ혹은 잃어버린ㅡ 어려운 질문이다.

 

통합과학주의나 논리실증주의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결론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과학에 대해서 무지하지만 고등학교 문과 수준의 지식으로 이런 결론도 낼 수 있다.

 

이른바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하면, 모든 물질들은 서로 무게의 곱에 비례하여 인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행성단위의 물질들에야 이 법칙이 큰 의미가 있지만, 인간 개개 단위에게도 그런 걸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무게에 의한 인력은 0에 가깝다(0은 아니다). 그리고 공식에 의해서 존재하는 모든 물질끼리는 미세하게나마 상호작용을 가지고 있다(나는 이에 대해서 나비효과를 항상 연상한다).

 

난 기도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질계 전체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면, 기도란 시냅스와 시냅스의 작용으로써 간절함과 특정한 대상에 대한 갈망으로 염원을 비는 것. 기도 더 나아가 정신작용이라는 것이 물화(物化)될 수 있는 지는 모르겠다. 이것이 측정될 수 있는 영역인가도 모르겠다. 기도ㅡ정신작용ㅡ는 만유인력 법칙의 질량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 이는 알 수 없는 문제다.

 

여튼, 내 사유는 이렇다. 세계의 모든 것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특정 대상에 대한 장기간의 정신집중 역시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면, 기도가 마냥 의미없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ㅡ물론 기도가 의미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ㅡ.

 

 

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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