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프레게와 관련된 논의는 다음글이나 다다음글에서 끝날 것 같네요. 이번 글에서는 프레게의 수정의를 살펴보고 된다면 자연수 정의까지 하도록 할게요.

 

 

외연으로써의 수(數)정의

 

프레게는 흄의 원리(Hume's principle)과 연관지어서 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F들의 수' = 'F와 일대일 대응인 개념의 외연'

 

여기서 외연(extension)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하네요.

 

외연이란 '개념을 만족하는 대상들을 하나로 묶은 하나의 전체이며 집합(collection)'입니다.[각주:1] 외연은 집합(collection)이면서 하나의 대상(object)입니다. 하나의 대상이기 때문에 존재규정문장에 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습니다.

 

이제 위의 수 정의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수를 외연(하나의 집합)으로 정의하는 것을 설명하는 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거든요.

 

 

가령 계절의 수는 '계절이라는 개념과 일대일 대응인 개념의 외연'으로 정의됩니다.

 

계절의 수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4개입니다. 프레게는 이 '4'라는 수를 '개념을 만족하는 대상의 수가 4개인 개념들 전체'로 정의한 겁니다.

 

개념을 만족하는 대상의 수가 4개인 개념은 '계절' '사각형의 변' '사각형의 각'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프레게는 이 개념들을 모두 하나의 같은 수로 정의한 겁니다.

 

집합으로 나타내면, The number of season of the year={계절, 사각형의 변, 사각형의 각,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4가 됩니다.

 

금방 사례같은 것들을 일반화해서 집합으로는 이렇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 

 

 

#F={X:F≈X}. 해석하자면, F의 수=F와 일대일 대응관계에 있는 개념의 집합(외연)

 

 

프레게의 수 정의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습니다. 빠트린 게 있는데, 프레게는 모든 개념이 반드시 외연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어떤 개념을 제시하든지 그 개념을 만족하는 대상들 전체(집합/외연)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 것이죠.

 

나중에 다루겠지만, 이런 프레게의 수 정의는 당시로써는 상당히 기발한 것이었습니다. 수를 수가 아니라 하나의 집합으로 정의한 것이니까요. 이런 정의 방식은 후대에 집합론을 건설하는데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기까지만 다루고, 다음글에서 자연수 정의에 필요한 직접적인 개념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된다면 자연수 정의까지

 

 

 

  1. 후에 다룰 거지만, 여기서 집합(collection)은 현대 집합론의 집합(set)과는 다릅니다. collection은 단순히 특정 성질을 만족하는 것들을 모두 모아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괴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