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1→(∃y (x=fy∧ x>y)) ∧ ¬∃x∀y(x>y) ∧ ∀x∀y(x>y ∨ x=y ∨x<y)


 전체집합이 자연수라고 합시다. 그리고 fy를 y+1로 해석합시다. 그렇다면 위의 식은
'모든 자연수는 1이거나 자신보다 작은 어떤 수의 다음수이다. 또한 모든 자연수보다 더 큰 자연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두 자연수는 항상 서로 같거나 둘 중 하나가 크다'을 기호로 표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쓰인 기호들은 크기에 관한 술어기호 <와 더하기 1의 값을 내놓는 함수기호 f, 가장 작은 자연수를 표현하는 기호 1, 그리고 존재양화사(∃)와 보편양화사(∀), 그리고 명제논리에서도 사용한 연결사들입니다. 물론 쌍조건문 기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만 그것만 빼면 괄호를 포함한 모든 기호를 사용했습니다. 이것들이 술어논리에서 쓰일 수 있는 기호들의 사실 상의 총합입니다.


 잘 관찰하시면, 문자들만 보았을 때 의미가 고정된 부분과 고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1, <, f 같은 기호는 우리가 해석하는 바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전체집합을 자연수라고 놓고, 또한 기호 1, <, f를 실제 자연수체계에서 사용되는 가장 작은 자연수, 대소관계, 다음수를 내놓는 함수로 해석했을 뿐입니다. 꼭 그렇게 해석해야 할 의무는 없죠. 해석을 다르게 한다면, 위의 문장은 자연수체계에서 참이 될 수도 거짓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또한 의미가 해석에 의해 변화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가령 '∨ ∧ ¬ →'같이 이미 존재하는 문장들에 고정된 의미를 부여하는 연결사(또는, 그리고, 아니다, ~라면~이다   는 그 안에 연결되는 문장들이 무엇이든지 항상 같은 기능을 합니다)가 있겠죠. 또한 변항들 x,y,z, ... 등은 가령 x=y에서처럼 그저 미지수로서 그 자체로는 자리만 채워주고 아무 의미도 지니지 않습니다. 양화사에 의해 제어되지 않는 이상 의미가 결여되어있죠. 양화사는 항상 같은 기능을 합니다. 주어진 전체집합의 모든 원소들에 대해 문장이 성립한다와 주어진 문장이 성립하게 하는 전체집합의 원소가 존재한다  는 고정된 의미로 쓰입니다.

 따라서 술어논리의 기호는 의미가 항상 고정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술어논리의 기호는 다음으로 구성됩니다.


(i)논리상항(logcal constants/logical symbol)
(ㄱ)논리적 연결사 : $\neg$, $\wedge$, $\vee$, $\rightarrow$, $\leftrightarrow$
(ㄴ)양화사 : $\forall$, $\exists$
(ㄷ)변항기호 : $x,y,z, ...$
(ㄹ)괄호 : $(, )$

  수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constant를 상수라고 번역합니다. 논리학에서는 좀더 일반적인 용어로 상항이라고 부릅니다. 언제나 동일한 항목이라는 뜻입니다. 논리상항은 논리적으로 언제나 동일한 항목이라는 뜻이고, 언제나 의미가 고정되어있는 기호들을 뜻합니다.


(ㄱ)논리적 연결사는 명제논리의 연결사들입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부정기호를 제외하고는 모두 두 문장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연결사라는 표현이 적합한데, 부정기호는 한 문장에 대해서만 적용됩니다. 따라서 부정기호는 연결사가 아니지 않느냐..는 대답에 대해 논리학자들은 나머지 연결사들은 2항 연결사이고, 부정기호들은 1항 연결사일 뿐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일상적인 의미의 연결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을 때 썩 시원치 않은 대답이기는 하지만, 명제논리의 문장생성규칙에 관해서 특별히 부정기호가 다른 기호들과 달리 취급될 이유는 없으므로 기능상 같이 본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ㄷ) 실제적인 정의에서는 $v_0, v_1, ...$으로 명확히 변항기호들을 정의하고 이 변항들에 대해 메타적으로, 임의의 변항에 대해 지시하고 싶을 때 x, y, z 등을 씁니다만 교양수준에서는 굳이 이걸 구분할 필요는 없으므로 크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ㄹ) 괄호를 논리기호로 보아야하는가.. 는 문제가 있지만 기호들의 의미를 정확히 획정하기 위해서 쓰이기 때문에, 그리고 항상 같은 방식으로 문자의 구획을 정해준다는 점에서 논리상항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많은 경우 편의상 생략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기호이기도 합니다.



(ii)비논리상항(non-logical constants/non-logical symbol)
(ㄱ)개체상항기호 : a,b,c, ...
(ㄴ)술어논리기호 : P,Q,R, ...
(ㄷ)함수기호 : f, g, h, ...


 비논리상항이라는 표현은 보기에 따라 좀 그렇습니다. 적어도 수학에서는 상항은 의미가 변하지 않는 개체를 표현하는데, 상항은 변항(variable)의 반댓말이고 그러면 상항이라는 표현 자체의 의미로 보면 논리상항에 변항이 있기 때문에 개념상 모순이 있게 보입니다. 또한 비논리상항이면, 논리상항이 아닌 의미가 고정된 기호라고 보아야 하는데, (ㄱ)-(ㄷ)는 해석에 의미가 의존하기 때문에 비논리상항이라는 표현은 좀 어색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철학분과에서 논리학을 전개하지 않는 이상 logical symbol과 non-logical symbol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미 논리상항과 비논리상항으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편의상 그렇게 부르도록 합시다.

(물론 다른 측면으로 정당화를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비논리상항은 미지수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적인 사용에서는 어떤 고정된 대상을 가리키게 되므로, 해석에 의해서 의미가 고정되는 상항이라고 보시면 납득이 가실 수도 있습니다)



*위가 가장 기본적인 술어논리의 기호구성입니다. 교양수준에서, 혹은 철학과 전공수준에서는 함수기호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학적인 전통에서는 위의 구성에 동일성기호=를 논리상항으로 넣습니다. 별말이 없는 이상 우리는 =를 논리상항에 포함하겠습니다.


 위에 관해서 좀더 정확히 서술하자면 위의 기호들로 만들어질 수 있는 술어논리의 언어는 다양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위의 기호들은 술어논리의 언어에 사용할 수 있는 기호라는 의미만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술어논리에서는 분석하는 체계들이 많고, 그 체계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위에서는 가능한 기호들의 총합만 나열한 것입니다. 그러나, 논리상항은 어떤 언어에나 반드시 있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비논리상항은 언어에 따라 달리 사용하거나 전혀 없어도 됩니다.

 가령 자연수체계는 0, +, x(곱셈), <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개체상항 0과, 함수기호 두 개, 그리고 술어기호 한 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수체계를 좀더 축소해서 크기비교만을 하고싶다면 0, +, x를 빼고 <만 사용하는 언어를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아직까지 잘 이해가 가지 않으실 수 있을겁니다만 술어논리(5)까지 읽으시면 이해가 되실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술어논리의 문장규칙을 만드는 법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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