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한국교계에서만 '술과 담배'를 아에 하지 않는 것이 성경적이며(곧 도덕적), 성도들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교에서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것 같다. 어떤 나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국가에서는 설교가 끝나고 목사와 성도 전체가 같이 와인이나 맥주를 마신다는 이야기를 어떤 설교에서 들은 적이 있다. 들은지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cs 루이스였던가 복음주의권의 어느 저명인사는 파이프를 입에서 떼지 않았다고도 한다. 술이나 담배를 하는 것이 완전히 성경적으로 틀린 것인가는 본인이 무엇을 믿고 싶은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기독교가 한국전통의 도덕개념과 합쳐져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교회에서 '나는 술을 마신다'라는 표현 자체가 금기시되는 걸 보면 참 재밌다.

 

 사실 이런 것들은 바울시대에도 있었는지 고린도전서 8장을 보면 관련된 언급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를 하나님 앞에 내세우는 것은 음식이 아닙니다.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손해볼 것도 없고, 먹는다고 해서 이로울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있는 이 자유가 약한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고전8:8-9).", "그러므로 음식이 내 형제를 걸어서 넘어지게 하는 것이라면, 그가 걸려서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평생 고기를 먹지 않겠습니다(고전8:13)". 사실 이것보다 더 적합한 구절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디였는지 생각이 안나므로 대략 이 구절로 언급하기로 한다.

 

 바울은 참 재밌는 논리를 사용한다. 음식문제에 대해 그걸 먹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지만, 그것이 형제를 실족하게 하면 먹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이는 이스라엘 규율을 이방인에게 그대로 적용해야하는가의 문제와도 엮여 있다. 사도행전 15장을 보면 그런 문제가 극렬히 나타난다. 할례를 하지 않으면 구원을 못받는다는 주장에 대해서, 바울 일행은 "우상의 제물과 피, 음행을 삼가라"라고 한다. 바울은 기독교에 있어서 이분법적인 율법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구약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회의를 통해서 그것만큼은 지켜야한다고 결론지었나보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만 읽고, 문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읽지 못하면 참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는데, 술/담배 문제도 그렇지 않은가 싶다. 바울을 거의 신적인 존재로 여기고, 바울이 당시에 구약시대 인물들과 이방인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답안을 마련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하고 하늘로부터 머리에 딱 박혀서 내려오는 것만을 기다렸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참 안타까운 오해다. 그리고 그 문자들을 완전히 신격화하는 것도 그렇다. 어째서 적잖은 기독교인들은 술이나 담배, 음식, 제사문제에 대해 문자만 보고 바울이 '인간'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생각해보지 않는 것일까?

 

 그런 생각들을 바탕으로 술/담배 문제에 접근해보면 답이 어느 정도 나오지 않나싶다. 뭐.. 그렇다고 해도, 한국 교계 전체가 그런 분위기라 이론의 여지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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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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