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is not defeat(죽음은 패배가 아니야)

 

 Holy Hell(2018)은 기타리스트였던 톰 썰의 사후에 만들어진 첫 번째 앨범입니다. 몇몇 곡들은 다른 주제를 가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톰이 자신의 죽음에 관해 썼던 곡들에 드러난 비유들을 가져와 변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 앨범(AOGHAU, All ours gods have abandoned us, 2016작)에 등장하는 비유를 모르면 이 앨범은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전작의 Memento Mori는 정말 많이 쓰입니다.

 메멘토 모리에서 톰은 자신의 죽음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메멘토 모리의 비유는 제가 올린 글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암이 내 뼈와 살을 천천히 녹일거야(It'll wear you down, through skin and bone)"
"조각조각 분해되어도 남겨진 것(암세포)은 사라지지 않을거야(Dismantled piece by piece, what's left will not decease)"
"내 심장이 멈출 때(when my heart skips two beats),"
"대양이 만나는 바다는 갈라질거야(The sea will part, where oceans meet)"
"이제 끝났어(Finally complete)"

 톰이 죽고, 댄은 이제 그의 말을 받아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내 마지막 심박을 넘어, 이 살과 뼈를 떠날 때 나도 조각조각 분해될거야(When I leave this and bone, beyond my final heart, I'll dismantle piece by piece)"
"이제 네가 끝났기 때문에, 난 대양이 만나는 곳에서 널 볼거야(Now you're finally complete, I'll see you where oceans meet)"

 물론 댄은 그 중간에 "난 죽음이 패배가 아니란 걸 알거야."라는 말을 합니다만.. 여튼, 메멘토 모리에서 빌려온 표현들에서 마지막 부분만 설명이 필요합니다. I'll see you where oceans meet이요. 메멘토 모리에서는 대양이 만나는 바다가 갈라졌습니다. 한쪽 대양은 삶, 한쪽은 죽음입니다. 죽는 순간에 그는 그 중간에 있었겠지만, 그는 죽고 다른 대양으로 넘어갔고 이제 두 대양은 갈라져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댄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이 죽는 순간, 두 대양은 다시 마주할 것이고, 댄은 삶의 대양에서, 톰은 죽음의 대양에서 나와 서로를 만날 것이라고. 그리고 같은 대양으로 건너가겠죠. 이제 곡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가봅시다.

 톰은 암으로 죽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암과의 투쟁에서 졌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도 슬픔에 젖어 왜 암을 이겨내지 못했냐며 이젠 있지 않은 그를 생각하며 애통해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댄은 그가 했던 말들을 믿습니다. 죽음은 그저 열린 문일 뿐이라는 말이요. 우린 이곳에 잠깐 왔다가 건너갈 뿐이라고요. 그의 말을 믿기 때문에 댄은 자신이 언젠가 죽어갈 때, 그리고 죽는 순간에 죽음은 패배가 아님을 알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지금 자신에게 있는 것에 집착하고, 죽음을 바라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고 숨어버립니다. 그러나 누구나 죽음을 맞이해야하죠. 그리고 죽음이 목전에 있을 때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으려 합니다. 죽음에 순응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기보단 대항하여 싸우려고 합니다. 죽음은 우리가 알지 못하고, 명확히 정의할 수 없는 존재임에도(싸움은 보통 서로 인식할 수 있는, 서로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죠. 그런데 우리는 죽음이라는 상대가 찾아온다는 것만 알지 그 외에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죽음에 맞서 싸운다는 말은 일종의 넌센스죠). 그러는 순간마다 우리는 죽어감에도. 죽음이 가까이 왔음에도 우리는 그저 왜 그것이 가까이 왔냐며 불타오르며 분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우리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되겠죠. 자신에게든, 주변 사람들에게든. 그러니 아직 빛이 밝을 때 길을 잃지 않도록, 어둠이 가까이 올 때를 대비하여야 합니다.

 톰은 태어나고 살고 죽는 순환을 마치고 온전해졌습니다. 이 삶에서의 일을 모두 마쳤습니다(you're finally complete). 댄은 그에게 대양이 만나는 곳에서 보자고 말합니다. 그때는 이제 댄의 시간도 멈출 것이고, 따라서 과거와 현재가 이제 미래는 없이 죽음이라는 한점으로 모일 것입니다. 빛과 어둠도 한 곳으로 모일 것입니다. 이제 시간은 삶이라는 우리의 왕좌를 끌어내리고 죽음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그때 댄은 가려진 베일에서 영원한 잠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삶이라는 잠깐의 시간 전에 우리는 영원히 잠들어있었고, 이제 그 잠이 다시 돌아오겠죠. 우리가 해명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베일을 통해. 그리고 그때 심해보다 더 깊은 곳에서 또 다른 영혼이 출항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를 만나기 위해서요.

 

When I leave this skin and bone
내가 마지막 심박을 넘어
Beyond my final heartbeat
이 살과 뼈를 떠날 때
I'll dismantle piece by piece
난 조각조각 분해되겠지
And I will know that death is not defeat
그럼에도 나는 죽음이 패배가 아니라는 걸 알아

 

When I leave this skin and bone
내가 마지막 심박을 넘어
Beyond my final heartbeat
이 살과 뼈를 떠날 때
I'll dismantle piece by piece
난 조각조각 분해되겠지
And I will know that death is not defeat
그럼에도 나는 죽음이 패배가 아니라는 걸 알아

Holding on tight to what's left of our time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을 꽉 잡으려고 하지만
We've hidden away, but it's in the design
우린 숨지만, 이미 그건 설계 속에 있어
Why do we fight what we can't define?
우린 왜 우리가 정의할 수 없는 것에 대항해 싸우려고 할까?
Don't be afraid, we all cross the same line
두려워 하지마, 우린 모두 같은 선을 건널거니까

 

When I leave this skin and bone
내가 마지막 심박을 넘어
Beyond my final heartbeat
이 살과 뼈를 떠날 때
I'll dismantle piece by piece
난 조각조각 분해되겠지
And I will know that death is not defeat
그럼에도 나는 죽음이 패배가 아니라는 걸 알아
Into the night, we burn and rage
우린 어둠이 그윽해도 불타오르며 분노해
In death, we repay for time on this stage
결국 그렇게 보낸 시간에 대해 값을 치뤄야 할거야
The lights are bright, but don't lose your way
빛은 아직 밝지만 길을 잃지 않도록 해
'Cause once it ignites, the flame must decay
타오른 불길은 언젠가 사그라지기 마련이니까

 

Now you're finally complete
네가 이제 마침내 완전해졌기 때문에
I will see you where oceans meet
대양이 만나는 곳에서 널 만날 수 있을거야
Past and present merge, light and dark will converge
과거와 현재는 하나가 되고, 빛과 어둠은 한 점으로 모일거야
Time will overthrow our, our reign on this throne
시간은 우리의 왕좌를 전복시킬거야
The everlasting sleep returning through the veil
베일을 통해 영원한 잠이 돌아올거야
Far beneath the deep, another soul sets sail
심해보다 깊은 곳에서, 또 다른 영혼이 출항할거야

 

When I leave this skin and bone
내가 마지막 심박을 넘어
Beyond my final heartbeat
이 살과 뼈를 떠날 때
I'll dismantle piece by piece
난 조각조각 분해되겠지
And I will know that death is not defeat
그럼에도 나는 죽음이 패배가 아니라는 걸 알아
When I leave this skin and bone
내가 마지막 심박을 넘어
Beyond my final heartbeat
이 살과 뼈를 떠날 때
I'll dismantle piece by piece
난 조각조각 분해되겠지
And I will know that death is not defeat
그럼에도 나는 죽음이 패배가 아니라는 걸 알아

'음악 > Architec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Architects - Mortal after all  (0) 2020.02.27
Architects - Hereafter  (0) 2020.02.27
Holy Hell(2018)  (0) 2020.02.27
Architects - Memento Mori  (1) 2020.02.27
Architects - From the wilderness  (0) 2020.02.27
Posted by 괴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