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집합론(naive set theory)
소박한 집합론
저번 시간까지 다루었던 프레게(Frege)의 외연 개념은 현대적으로 소박한 집합론(naive set theory)라고 불립니다.
쉽게 말해서,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모든 집합의 개념이 '소박한 집합론'에 속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 소박한 집합론은 칸토어(집합론의 창시자)에 의해서 명확히 정의되는데요, 칸토어의 집합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By a set we are to understand any collection into a whole M of definite and separate objects (called the elements of M) of our perception or thought"
해석하자면 이렇습니다.
"집합은 우리의 인식이나 생각에서 명확하고 분리될 수 있는 대상들을 하나의 모임(collection)으로 하여 M이라 하는 것"
notation(기호)으로는 M={}(공집합), {0} {m} {1,2} 등등으로 나타납니다.
칸토어의 집합 정의를 더 간단하게 보면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A set is a collection of objects called its elements. If A is a set and x is an element of A, we write x∈A. Otherwise, we write x∉A.
이 정의가 드디어 우리가 아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집합입니다.
중학교 때 처음 집합을 배울 때, 집합을 나열하는 것에는 '조건제시법'과 '원소나열법'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조건 제시법은 {x ㅣ x is a positive integer}와 같이 원소의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원소나열법은 {1, 2, 3, 4, 5 ,6 …} = the set of a positive integer 이렇게 원소를 직접 나열하는 식입니다.
프레게의 외연(extension)개념은 이런 소박한 집합론에 근거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번 포스트에서 증명했다시피, 프레게의 외연개념은 러셀의 역설에 의해서 논파됩니다.
러셀이 비판한 건 프레게 체제 속에 들어있는 '소박한 집합론'의 개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특정 성질(property)을 만족하는 것들의 모임(collection)을 집합(set)으로 정의할 때 생기는 모순이었습니다.
다시 간단히 러셀의 역설을 살펴볼게요.
프레게의 외연개념과 칸토어(Cantor)의 집합 개념에 의한다면, 이런 집합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R={x ㅣ x∉x }
이는 칸토어 집합론에서는 문제가 없이 만들 수 있는 집합입니다.
하지만
i) R∈R
ii) R∉R
를 따질 경우
R∈R ↔ R∉R의 결과를 낳게 되어, R={x ㅣ x∉x }이라는 집합은 필연적으로 모순을 내포하게 됩니다.
따라서 러셀의 역설이 합당한 것이라 여겨진다면 칸토어가 만든 집합의 개념은 수정되거나 축소되어야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많은 집합론들이 건설되었고, 그 중에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ZF집합론(Zermelo-Fraenkel Axiomatic Set Theory)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쉬어가는 것으로 칸토어의 무한수에 대해서 잠시 다루겠습니다.